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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전에 생각했나요?

  • 나는 구(9)다. [9번째 지능]
    도서 리뷰 2019. 6. 21. 18:38

    “육(6)아”

    “내가 그렇게 부르지 말라 그랬지!? 나를 그 걸로만 규정지을 순 없다고 말했잖아. 물론 내가 나의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건 맞지만. 여하튼! 대체 왜 자꾸 그렇게 부르는 거야?”

    “편하잖아.”

    “그럼 넌 뭔데?”

    "난 당연히 사(4) 지.”

    “그래서 시험은 항상 사지선다냐?! 논리적이고 수학 능력이 뛰어나신 분이니 어련하시겠어.”

    “그건 그렇고. 육아, 쟤는 도대체 왜 계속 잠만 자고 있는 거야?”

    “누구?”

    “쟤, 구(9)”

    “아, 쟤는 웬만해선 깨지 않아.”

    “그럼 어떨 때 깨는데?”

    “가치 있을 때.”

    “가치?”

     

    ‘나는 구(9)다.’

    누군가는 날 ‘영성지능’, ‘실존지능’ 또는 ‘영성실존지능’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이름은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8과 1/2 지능’이라고도 불린다. 아무렴. 이름이야 어찌 됐든.

    나는 마치 둥근 구(球)처럼 입체적이다. 그래서 나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이들은 나를 깨우기 어렵다고 하지만 어쩌면 난 깨우기 어려운 게 아니라 깨울 생각을 미처 하지 않았거나 깨우는 방법을 몰랐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나를 깨우는 방법은 어쩌면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존재하는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깨어 있는 나를 만날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가 1983년에 처음 제시한 다중지능이론. 그 후 25년에 걸친 다중지능이론 연구의 결산으로 2006년에 <다중지능>을 펴냈고, 그는 이곳에서 9번째 지능에 대해 언급했다.

     KBS <세상을 바꾸는 9번째 지능>은 바로 이 9번째 지능에 궁금증을 갖고 시작된 다큐멘터리이다그리고 이 책은 TV 다큐멘터리에서 모두 담지 못했던 내용과 새롭게 깨달은 사실을 담고 있다.

     이 책은 같은 재능을 갖고도 다른 삶을 산 괴테와 괴벨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천부적인 언변 능력을 갖고 있었지만 비뚤어진 마음으로 그 능력을 오용한 괴벨스. 평소 관심을 갖고 있어 관련 책을 읽으려고 했던 괴벨스의 이야기로 시작한 점이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다. 내가 생각했던 그 마음이 이 책에서는 ‘9번째 지능으로 표현되고 있다.

     

     하워드 가드너가 언급한 9번째 지능은 한마디로 삶의 근본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지능이다.

     

     하지만 그는 뇌과학적 분야에서 좀 더 과학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8 1/2 지능이라는 표현으로 바꿨다. 워낙 유명하고 영향력이 크다 보니 여러 비판을 의식한 것만 같다.

     명칭이야 어찌 됐든 그가 말하고자 했던 9번째 지능은 왜 필요한 것일까지능에 대한 남다른 시각으로 발달심리학, 의학, 교육학을 전공한 하워드 가드너는 결국 무엇이 잘 사는 삶인지 묻고자 했고, 우리가 삶의 가치를 찾길 바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9번째 지능은 8가지의 다중지능을 완성시킨다고 한다8가지의 다중지능 중 몇 가지만 발달해도 부의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아직 다 발달하지 않았나 보다.

     그러나 9번째 지능이 계발되면 자신의 삶은 물론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당연히 좋은 쪽으로 영향을 미쳐야겠지만 말이다한마디로 자신의 강점지능과 9번째 지능이 만나면 선한 영향력으로 시대와 역사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럼 대체 이 9번째 지능은 어떻게 계발해야 할까? 그전에 9번째 지능은 과연 계발 가능한 지능일까?

     

     책에선 이를 알기 위해 먼저 뇌 안에서 지능이 형성되는 신경물리학적 과정을 살펴봤다. 우리 뇌는 다양한 경험에 따라 신경망 구조가 발달하고 위축되며 변화될 수 있는데, 풍부한 경험 속에서 자란 사람은 신경망 구조가 복잡해져 감추어진 잠재 능력이 발휘될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워드 가드너도 여러 저서를 통해 9, 9가지 다중지능은 누구나 갖고 있어 환경에 따라 그것이 발달하거나 축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KBS <세상을 바꾸는 9번째 지능>에도 출연했던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의 조세핀 김 교수는 4단계를 거쳐 9번째 지능이 발현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1단계: 사회의 필요와 어려운 상황을 접한다.

      2단계: 그것에 도움이 될 무엇인가를 시작한다.

      3단계: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삶에 변화가 생긴다.

      4단계: 지속적으로 도울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열정적으로 활동한다.

     

     그러면 우리도 지금 당장 구호활동이라도 나서야 하는 것일까물론, 당장이라도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시작하기엔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대신 저자의 말을 빌려보겠다

     “스스로에게 큰 질문을 하라.”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가치존재 목적에 대한 질문을 하고 그 질문이 이끄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나는 인간은 세대와 시대를 거듭할수록 성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게 보자면 부모는 자녀가 자신들보다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자녀의 9번째 지능을 이끌어내는 법은 나의 생각과 같다이 부분에 있어 더 자세한 내용은 직접 읽어보며 생각해보길 감히 추천한다.

     끝으로 내게도 크게 다가왔던 책의 서두에 저자가 던진 질문을 남기며 감상평을 마무리해본다.

     

    "당신은 자신의 재능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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