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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있었어. [매일의 기분]도서 리뷰 2019. 12. 16. 17:19
가을로 접어들며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2] 리뷰를 쓴 게 엊그제 같은데 그게 벌써 세 달 전의 일이고, 지금은 겨울이다.
그동안 글을 안 쓴 건 아니다. 나를 위한 글이 아닌 이름도 모를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만 썼다.
흔히 '자소서'라고 부르는......그러다 올가을이 끝나갈 때쯤 경주로 여행을 다녀왔고, 그곳에서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을 고른 건 아주 단순하다.
책의 제목과, 표지. 그리고 머리말.
여러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된 저자는 심란한 마음을 스스로 달래기 위해 매일 한 편의 에세이를 썼다고 한다. 나도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과 자유의 의미를 담아.
그렇게 세 달간 90여 편의 글을 썼고, 그중 15편을 추려 한 권의 책으로 만든 것이다.
책에는-제목 그대로-저자가 겪은 소소한 매일의 기분이 담겨 있다. 글을 읽는 독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한없이 소소해 보이는 일상의 기분이지만, 당시의 일을 겪었을 저자에게는 크나큰 일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기쁜 일이건 화가 나는 일이건 말이다. 찰리 채플린의 명언이 생각나는 때이다.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지난 세 달간 나의 기분도 하루에도 몇 번이나 오르락내리락했던 것 같다. 조금의 시간이 흐른 지금, 당시의 상황을 떠올려 보면 멋쩍은 웃음, 민망한 웃음이 새어 나오는 순간들이 더러 있다.
그때 난 왜 그랬을까? 뭐가 그리 서운하고 화가 났던 걸까? 어깨는 왜 그리 축 처져 있었을까?
그래도 다행인 건 세 달이 지난 지금은 썩 괜찮은 기분을 간직하고 있다. 예전의 내가 갖고 있던 여유와 생각도 다시금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기분이 다시 생기니 그간 놓치고 지냈던 것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렇게 소소하게나마 글을 쓰는 것이다. 책을 읽고 느낀 것들을 글로 정리하거나, 나의 생각과 경험을 글로 남기는 시간들. 이 행위가 주는 위안이 꽤 쏠쏠하다.
위 책의 저자처럼 매일의 기분을 남기지는 않겠지만 내게 위안을 주고 생각을 넓혀주는 글쓰기 행위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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